사진을 업으로 하려다 보니 장비가 필요했다. 처음에는 많이 비싼 카메라를 고려했다. 훗날 스튜디오를 운영하게 되었을 때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. 그러다가 그 카메라와 그 렌즈를 사려면 한참 뒤에나 일을 시작할 것 같아서 일단 가지고 있는 s3pro로 시작할까도 싶었다. 카페에 가서 테스트로 율이를 찍어 봤다. 물론 사진은 마음에 들었다. 그런데 사진이 찍히는 속도, 메모리카드에 사진이 저장되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. 난 원래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시작했고, 그동안 개인적으로만 사용했기 때문에 딱히 불편하다는 생각이 없었다. 하지만 돈을 벌 목적으로 사진을 찍는데 이 속도로 일이 진행된다면 고객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. 그때 상우가 카메라 바디를 줬다. 5D 마크3이라는 카메라다. 물론 이 카메라 역시 최신식은 아니다. 내가 사려고 했던 카메라에 비하면 기능이 많이 모자라다. 하지만 s3pro에 비하면 너무 편하고 빨랐다. 몇 번의 테스트샷 후에 원하던 스타일로도 찍을 수 있었다.
요즘은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다.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, 그리고 블로그까지 할 예정이다. 일단은 홈페이지에 율이 사진과 치즈 사진을 넣었고 휘영이의 딸 지민이의 사진도 찍었다. 지민이와 야외 촬영을 했었는데 야외 촬영에서 내가 원하는 사진의 질감이 나오질 않았다. 아무래도 nd필터를 하나 구입해야할 것 같다. 거친 질감으로 부드러운 아기와 반려동물을 찍는다는 것이 재미있다.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가며 브랜드를 키워보고 싶다. 브랜드 이름은 ‘네니오’다. 네와 아니오를 섞은 약간은 장난스러우면서도 내 삶의 철학을 한번에 보여줄 수 있는 세 음절이다. 나는 어느 한 가지 존재로 분류되고 싶지는 않다.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 없지만 예전에 나는 내가 캘리그라피 작가라는 분류에 너무 갇혀 살았던 것 같다. 그래서 그것만으로 뭔가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다 지쳐버렸다. 다 지치는데 10년이 넘게 걸렸다. 지금은 글씨에 대해 한결 가벼운 마음이다. 나는 이것도 될 수 있고 저것도 될 수 있다. 편하게, 너무 힘주지 말고 살아야 한다. 그래야 살 수 있다.